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쓰(레)기

추석

by 소쩍새무덤 쓰(레)기 2023. 10. 21.

 

 

​형수가 아프다고 했다. 형은 다른 도시에 살고 있었고 버스는 저녁을 다 넘겨서 도착했다. 형이 마중 나와 있었다. 차를 내리며 차 한 잔을 내리며, 나는 옷을 벗고 있었다. 출발한 이후 줄곧 벗고 있었다. 정류장에서 찻집의 테이블까지, 주차장까지도 벗었다. 병원의 입원실 앞에 선, 민망해진 내가 형에게 부탁한다. 환자복 한 벌이 건네져 왔다. 형수는 안색이 좋아 보였다. 내게 그간 묵은 사정을 물었다. 신발코를 바라보던 눈에 손톱이 허옇게 자라 있었다. 나는 입속으로 손끝을 오물거렸다. 형수의 이야기가 점점 더 멀리에서 건네져 왔다.


추석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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